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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라앉는 한국 해운…드림팀 띄워 위기돌파
고려·흥아·장금 등 중소 해운동맹 만들어 제2 국적선사 추진
현대상선+3社 미니동맹 실험중
기사입력 2016.10.19 17:55:17 | 최종수정 2016.10.20 09: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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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중소형 해운사들을 한데 묶은 `팀코리아` 형태의 해운 연합체 결성이 추진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한국 국적선사 위상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한편 국내 선사들의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 해운사들을 연계한 `팀코리아` 형태의 제2국적선사 구성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현재 이미 동남아시아 항로에서 중소선사들이 운영 중인 미니 얼라이언스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선주협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 민간에서도 중소선사들 간의 공동판매, 공동운영협의체 조성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대상선 원톱+팀코리아` 형태로 국내 선사들을 짝짓기 하자는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달 말 정부가 발표할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국내 선사 간 협력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운명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기존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채울 국적선사 선복량 확보는 정부의 핵심 과제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양대 국적선사 체제의 기존 해운 물류시스템을 개혁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박, 터미널 등 모든 분야에서 금융 지원을 총망라하는 게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시스팬, 그리스 나비오스처럼 국내에도 선박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선주 회사를 만들자는 주장이 민간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전형진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이날 열린 해운업계 최고경영자(CEO) 초청 세미나에서 "국적선사 간 얼라이언스 구성, 공동운항을 통한 비용 경쟁력 확보가 활성화되면서 원양 해운과 근해 해운이 협력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정책금융을 투입해 선박 대여 전문 선주회사를 설립하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주협회도 최근 국내 선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해서 `단일판매회사, 단일운영회사`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은 이날 "과당 경쟁 방지 차원에서 인트라아시아를 중심으로 판매 또는 운영을 공동으로 하는 공동운영 체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양대 국적선사가 담당했던 100만TEU 선복량 가운데 한진해운 몫 60만TEU 선복량이 사라진 상태에서 이대로 각자도생해서는 2~3년도 버티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상선, 한진해운은 미국, 유럽까지 원양노선을 운영하는 컨테이너 선사인 반면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중소 선사들은 동남아시아 등 연근해에서 주로 해운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 선사들이 운영하는 연근해는 원양에 비하면 일종의 골목상권으로 별도의 얼라이언스 내에서 경쟁해 부채비율 등 재무 구조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하지만 파나마운하 개통 후 대형 선박들이 연근해 노선으로까지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동남아 시장에서도 과당 경쟁의 위협이 커졌다. 이대로 가면 중소 선사들끼리 출혈 경쟁을 하다 공멸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연근해 선사들이 팀을 이루게 되면 한진해운 해외 현지인력과 협력해 연근해·원양을 아우르는 노선을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일단 회생에 성공한 현대상선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제2 국적선사 연합으로 한진해운 영업망과 협력해 한진해운 회생 또는 흡수를 돕는 방안이다.

실제로 국내 중소 선사 간 동맹 체제는 지난달 시작됐다. 한진해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국적 1위 선사로 올라선 현대상선은 지난달 8일부터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중소 해운사 3곳과 손잡고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을 결성했다.

아시아(광양·부산)~베트남·태국 노선을 신설해 종전 한진해운이 운항했던 동남아 노선을 대체하고 아시아(광양·부산)~싱가포르·말레이시아, 아시아(광양·부산·울산)~인도네시아, 아시아(인천·부산)~인도네시아 노선도 새롭게 깔았다. 현재 해운 4사는 선박 15척을 투입해 동남아 노선 4곳을 운영 중이다. 주력인 현대상선은 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터 1개 규모)급 컨테이너선 1척과 2800TEU급 1척, 2200TEU급 2척, 1700TEU급 1척 등 컨테이너선을 새로 투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동남아 노선 화주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양 항로 환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을 결성했다"며 "글로벌 선사와 경쟁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소 선사들이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 없이 금융권 지원만을 촉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의 불투명한 업무 관행도 운임 인상, 경쟁력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되는데 업계가 대대적인 자정 목소리를 낸 적은 없어서다. `팀코리아` 구상도 연근해 선사들이 기존 영업망을 지키기 위한 용도로만 활용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의 원양 지원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과 함께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가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11조원 규모 국책은행 선박펀드 운영안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발주되지는 않았다. 현대상선이 요건을 갖췄지만 해운 운임이 저렴한 상황에서 배를 직접 발주해 소유하는 것이 이득인지, 빌려 쓰는 것이 이득인지 포트폴리오 분석이 덜 돼서다.

정부가 앞서 해운업 강화 방안을 내놓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후인 2009년으로 금융위원회가 해운업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발표(3월 5일)한 후 해운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4월 23일)을 제시했다.
선박투자회사 활성화, 국적화물 운송기반 구축(국내 대량화주와 해운사 간 선화주 협의체 활성화) 등의 내용으로 선박 확충을 지원하고 화물을 늘려준다는 점은 올해 들어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틀이 같다.

이날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을 거부해 우량 중견 해운사들이 흑자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며 해운사에 대한 금융거래 정상화 지원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0개 국내 해운사 중 80%(법정관리 체제 선사 등 제외)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용어 설명>

▷ 팀코리아 : 해운업 장기불황, 과당경쟁 우려 속에 연근해 중소 해운선사들의 힘을 합쳐 제2국적선사를 지원하는 방안. 미니 얼라이언스에서부터 선박 공동운영, 공동판매(단일운임) 등이 단계별로 논의될 수 있다.

[김정환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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